구글-애플 헬스케어 빅매치 벌인다 > 인지ICT융합산업 뉴스

본문 바로가기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ㅣ 인지ICT융합산업뉴스

구글-애플 헬스케어 빅매치 벌인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인 작성일2015-01-07 09:11 조회18,478회

본문

[2015를 말한다③] 헬스케어 분야

최윤섭 서울대학병원 교수 작성일 2015.01.06 18:54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오랜 기간 소위 ‘넥스트 빅 씽(Next Big Thing)’으로 불리며 사람들의 머릿속에 장밋빛 환상만을 심어주는데 그쳤던 헬스케어 분야가 드디어 태동하고 있다. 최근 헬스케어 분야의 변화는 눈부시게 발전한 IT기술과의 융합에 기인한 바가 크다.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IT기술이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면서 헬스케어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14년 한 해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원년이라고 불릴 만하다. 몇 년 뒤 돌아봤을 때 헬스케어 분야에서 세상을 바꾼 변화가 2014년에 시작된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르겠다. 특히, 애플, 구글, 삼성을 비롯한 세계적인 글로벌 IT 기업들이 신제품 출시, 인수합병(M&A), 투자 등의 여러 형태로 헬스케어 분야로의 진출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2015년에는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강화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싹이 본격적으로 자라나면서 일반 소비자도 변화를 피부로 느끼기 시작하는 해가 될 것이다. 작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주요 이슈를 돌아보고, 2015년에는 이러한 이슈들이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 어떤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지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개인 유전정보 분석, 다시 날개 펼까?
첫 번째 주목해야 할 분야는 개인 유전정보 분석분야다. 유전정보 분석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개인들이 자신의 유전정보를 분석, 보유, 활용하는 시대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는 이러한 흐름이 약간 주춤했던 때였다.


2013년 말 개인 유전정보 분석 업계를 강타한 뉴스가 있었다. 바로 FDA가 이 분야의 대표적 기업인, ‘23앤미(23andMe)’의 판매 금지 명령을 내린 것이다.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아내 앤 워짓스키가 창업해 화제를 모은 이 기업은 개인 사용자들의 유전정보를 분석해주는 업체다. 2013년 기준으로 단돈 99달러로 각종 질병에 대한 위험도 분석, 약물에 대한 민감도, 유전적인 특징, 조상 분석 등 200여 종류에 달하는 분석을 제공했다. 23앤미는 2013년 여름 공중파 TV광고까지 내놓으며 2013년 말까지 서비스 이용자가 5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2013년 11월 말 FDA가 질병 위험도 분석 및 약물 민감도 분석에 대해 의학적인 검증을 더 요구하면서 23앤미의 질병 분석에 대한 판매 금지 명령을 내리자 사업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2014년 6월 23앤미는 FDA에 ‘블룸 증후군’이라는 유전질병에 대해 위험도 예측 검사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다. 이 질병은 유전적인 요인과 발병의 관계가 명확하게 정립된 질병으로, 23앤미로서는 ‘가장 낮은 곳에 달린 사과’부터 따겠다는 전략이다. 이 심사 결과에 따라 미국의 개인 유전정보 분석 서비스의 향방이 크게 결정될 것이다. 23앤미의 개인 유전정보 분석 서비스가 FDA 승인을 받지 못한다면, 사실상 미국에서 이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지켜봐야 할 점은 23앤미의 해외 진출이다. 미국에서 판매 금지를 당하자 해외 진출을 공공연하게 이야기했던 23앤미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나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2014년 10월에는 캐나다, 12월 초에는 영국에 각각 진출했다. 23앤미는 궁극적으로 100만 명의 유전정보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수치는 2013년 11월 50만 명을 거쳐 2014년 7월 7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23앤미가 자신들이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확대되는 암 환자 맞춤 치료
미국에서는 암 환자에 대한 맞춤 치료 분석 서비스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암은 유전적인 요인 때문에 발병하지만, 사람마다 (발병한 부위가 같다고 할지라도) 그 유전적 원인이 다르다. 암 발생 유전적 원인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에 맞는 표적 항암제로 치료 받는 것이 현재 의학이 이야기하는 ‘맞춤 치료(personalized medicine)’다.
미국에서는 ‘파운데이션 메디신(Foundation Medicine)’으로 대표되는 암 유전체 분석이 2014년에 크게 확대됐다. 암으로 투병하던 스티브 잡스는 '휴먼 게놈 프로젝트'를 주도한 보스턴의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에서 유전체 분석을 받기도 했다. 당시 시제품 상태이던 분석이 상품화되면서 만들어진 기업이 바로 파운데이션 메디신이다. 현재 5900달러에 300개가 넘는 암 유전자들을 빠른 시간에 분석해주고, 거기에 맞는 항암제까지 추천해준다.


2014년 파운데이션 메디신은 눈부신 성장을 했다. 2014년만 해도 총 2만5000여 건의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지난 3사분기 검사 수는 6428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매출은 164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0%의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관련 기업의 빠른 성장과 함께 2014년에는 외부적 여건상으로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으며, 암 유전체 의학의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러한 검사에 대한 의료보험 적용이다. 2014년 10월 미국의 건강보험사인 프라이오리티 헬스(Priority Health)는 보험 가입자가 암에 걸렸을 경우 파운데이션 메디신의 테스트에 보험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2015년에는 아마도 추가적인 보험사들이 파운데이션 메디신의 서비스를 지원하기 시작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병원 등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암 유전체 분석 및 맞춤 치료 플랫폼 개발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다. 특히 2015년에는 유전체 분석에 필요한 서열분석 기기들이 의료용으로 식약처 승인 및 신의료기술 인증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BM 왓슨,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가
2011년 ‘제퍼디! 퀴즈쇼’에서 인간 챔피언들을 이기며 단숨에 세간의 주목을 받은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은 계속해서 헬스케어 및 의료 분야에서 그 위세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현재 왓슨은 세계 최고의 암센터에서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의사에게 권고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MD 앤더슨에서 백혈병 환자에 사용되는 IBM 왓슨 [사진: IBM]
특히 2014년은 그 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왓슨의 진단 실력이 최초로 공개된 해이기도 하다. MD 앤더슨의 연구자들은 작년 6월 열린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백혈병 환자들에 대한 왓슨의 정확도를 공개했다. 200명의 백혈병 환자에 대해서 실제 MD 앤더슨의 의사가 내린 판단을 기준으로, 왓슨은 80%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권고한 치료법이 부정확했던 경우는 3% 이하였다.

MD 앤더슨에서 백혈병 환자에 사용되는 IBM 왓슨 [사진: IBM]

왓슨의 암 환자 진료는 미국을 넘어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태국의 붐룬그라드 국제 병원은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에서 개발한 암 치료용 왓슨 솔루션을 5년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뿐만 아니라 IBM은 왓슨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IBM은 올해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왓슨 펀드를 조성했으며, 왓슨의 인공지능을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왓슨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애플 헬스케어, 본격적인 진출
2014년 삼성, 애플, 구글은 차례대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헬스케어 플랫폼 중에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애플의 헬스키트(HealthKit) 플랫폼으로 보인다. 삼성의 사미(SAMI), 구글의 구글핏과는 달리 애플의 헬스키트는 의료 데이터의 측정 및 병원까지 연계시키는 크고도 대담한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6월 아이폰의 운영체제인 iOS8부터 헬스키트라는 플랫폼을 기본적으로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사용자들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각종 헬스케어 웨어러블 디바이스, 앱들을 사용해 건강·의료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픽 시스템즈(Epic Systems) 등 대형 EHR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병원까지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헬스키트가 기대되는 것은 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대형 병원으로까지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의 행보는 주목할 만 하다. 처음 발표한 에픽 시스템즈에 이어 쎄너(Cerner), 아테나 헬스(Athena Health) 등 대형 EHR 기업들과 연동함으로써 현재 미국의 대형 병원의 무려 4분의 3 이상을 헬스키트 생태계에 연결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써드파티 앱·디바이스 개발사들은 헬스키트 생태계에 참여함으로써 병원 및 의료 서비스와의 연계가 매우 용이하게 됐다. 이러한 플랫폼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가 구축된다면, 과거의 앱스토어가 그랬듯이 생태계에 포함되는 관련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할지도 모른다.

2015년에 한 가지 지켜봐야 할 점은 이 생태계에 누가 들어올 것인지, 혹은 대항하는 헬스케어 플랫폼들의 움직임은 어떤 것일지 하는 부분이다. 조본 업, 눔 다이어트 코치 등 이미 많은 앱·디바이스들이 애플의 플랫폼에 합류할 것을 선언했다. 하지만, 대표적인 손목 밴드 형태의 활동량 측정계 핏빗(Fitbit)을 필두로 애플의 플랫폼에 대항하는 진영도 현재 만들어지고 있기는 하다. 핏빗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애플은 작년 11월 자사의 온·오프라인 숍에서 핏빗을 퇴출시키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애플워치, 헬스케어 웨어러블의 게임 체인저 될까?
애플은 2014년 9월 ‘아이워치’로 통칭되면서 수많은 소문이 난무하던 스마트워치를 ‘애플워치’라는 이름으로 드디어 공개했다. 애플워치의 핵심 기능이 헬스케어라는 것을 고려해보면, 성공 여부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성공과도 직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애플의 고위층이 FDA와 미팅을 가졌다는 것, 헬스케어 및 웨어러블 센서와 관련된 핵심인력들을 대거 채용해 왔다는 것, 헬스케어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는 것 때문에 헬스케어·의료기능이 애플워치에 포함될 것이라는 점은 거의 기정사실이었다.


하지만 혈당 측정, 수면 모니터링 등 고도의 헬스케어 센서가 포함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공개된 애플워치의 헬스케어 기능은 기존의 활동량 측정계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만보계 수준이었다. 시계 후면에 달려 있는 네 개의 광학센서(정확한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다.)가 단순히 심박만 측정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 추후 새로운 헬스케어 기능이 추가될 것인지에 대해서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2015년 애플워치가 출시될 때 가장 우려 되는 부분은 배터리 수명이다. 짧은 배터리 수명은 상시적으로 헬스케어 관련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하거나 고도의 센서 기능을 추가하는데 심각한 장애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애플워치와 관련해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부분은 건강보험과의 연계 부분이다. 보험사와 헬스케어 디바이스의 연계전략은 사용자에게 실제적인 효용과 동기부여를 위해서 매우 좋은 방법으로 지적되곤 한다. 즉 자가용에 블랙박스를 단 운전자에게,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해 주듯이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측정해 운동을 열심히 한 사람에게는 건강보험료를 인하하거나 재정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현재 애플은 애플워치를 보험상품과 연계하기 위해 많은 논의를 거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애플워치가 출시됨과 동시에 이러한 보험상품이 함께 나올 가능성도 있다.


구글 글래스, 더 많은 의사가 착용할 것
구글 글래스에 대한 회의론도 많지만, 의료 분야에서의 구글 글래스 활용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구글 글래스가 2013년 베타테스트를 시작할 때부터 미국의 많은 의사들이 수술에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2014년에는 미국의 많은 대형 병원과 의과대학이 구글 글래스를 채택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부속 병원인 베스 이스라엘 디콘 메디컬센터에서는 응급실에 QR코드를 구글 글래스로 인식하면 환자의 의료기록을 로딩할 수 있게 했고, 로드아일랜드병원에서는 응급실에 온 환자 중 피부과 전문의의 소견이 필요한 경우 구글 글래스로 영상을 공유하면서 의사와 의사 간 원격진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실에서 이용되는 구글 글래스 [사진: 오하이오주립대]

2015년에는 구글 글래스의 의료 활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6월 발표한 구글 글래스 공식 파트너 ‘글래스 앳 워크(Glass at Work)’ 기업 다섯 개 중 세 개 기업이 의료 및 헬스케어 관련 앱을 만드는 회사였다. 특히 이 중에서 스탠퍼드 의대와 MBA 출신들이 만든 스타트업 오그메딕스(Augmedix)가 주목받고 있다. 오그메딕스는 의사가 진료를 하면서 구글 글래스를 통해 전자의료기록(EMR)에 데이터를 입력하도록 한다. 이 기업은 2014년 캘리포니아의 한 병원에서 진행된 임상연구에서 구글 글래스 앱을 2700건의 진료에 사용해본 결과, 의사가 컴퓨터와 씨름하는 시간은 업무시간 중 50%에서 15%로 줄어들고, 환자와 의사소통하는 시간은 35%에서 70%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료 관련 앱들이 2015년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의 개막
지금까지 애플, 구글, IBM, 23앤미, 파운데이션 메디신 등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기업을 위주로 2014년의 움직임과 2015년에 주목해야 할 점에 대해 살펴봤다. 2015년 말에는 세상이 지금과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자못 기대된다. 그리고 아마도 가장 크게 혁신이 일어난 분야 중 하나는 헬스케어가 될 것이다.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좋은 ‘핸드폰’에 불과했던 스마트폰이 세상을 이렇게 바꿔놓으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일상생활에 스며들면서 없어서는 안 될 기기가 됐다.


이제 다음 차례는 헬스케어가 될 수도 있다. 2015년 말 지금을 돌이켜보면 우리 일상 속에 디지털 헬스케어가 우리도 모르게 깊이 스며들었음을 알고 놀라게 되지 않을까.

 

<본 기사는 TECH&beyond 제21호(2015년1월) 기사입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21-12-23 16:03:53 OnlineNews에서 이동 됨]

FAMILY SITE ▼
RELATED COM ▼

사단법인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대표자 : 권희춘 | 사업자등록번호 : 119-82-10924

NACSI  |  National Association of Cognitive Science Industries


ADD : 서울시 관악구 신림로 340 르네상스복합빌딩 7층
TEL : 070-4106-1005 | E-MAIL : nacsi.office@gmail.com
Copyrightⓒ NACSI All rights reserved. 로그인 ▲ TOP